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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이혼전문변호사 [#아시아여성] 돌봄과 부양을 동시에 떠안은 태국의 ‘착한 딸들’

이진숭 0 1
대구이혼전문변호사 “여성이 홀로 가족을 부양하거나 아이를 키우는 일은 흔해 보이죠. 하지만 이것은 사실 오랫동안 지속된 구조적 불평등과 폭력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태국은 지표상으로는 성 불평등이 매우 심각한 나라로는 보이지 않는다. 2025년 기준 태국의 세계경제포럼(WEF) 성격차지수는 0.728(1에 가까울수록 성평등)로 148개국 중 66위다. 0.687(101위)인 한국보다도 순위가 높다. 태국이라고 하면 흔히 트랜스젠더와 동성애를 떠올릴 만큼 개인이 성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일도 비교적 흔한 편이다. 이런 인식은 관광국가 이미지와 엮여 태국을 ‘소수자의 천국’으로 받아들이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태국 활동가들은 이 나라 여성들이 돌봄과 부양의 의무를 동시에 지는 상황에 처해 있고, 뿌리깊은 도농 간 격차와 맞물려 소녀들의 삶의 경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태국은 모계 중심 성향이 강한 사회고 전통적으로 여성이 가계의 재산관리와 생계를 책임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문화가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를 독려하는 배경으로 작용해왔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태국 중견기업 고위 관리직 이상 중 여성 비율은 43.1%로 세계 평균(34%)보다 높다.
하지만 여성의 생활력이 강하다고 가부장적 문화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 사회적 권위는 여전히 남성에게 있다. 오히려 여성이 생계를 책임지는 관습은 남성의 외도와 경제적 책임 방기를 정당화하는 논리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착한 딸’이 되기를 요구받는 농촌의 가난한 소녀들은 학업을 중단하고 도시의 불안정한 일자리로 흘러들거나 성산업으로 내몰린다. 경제적 이유의 빈곤층 조혼 문제도 심각하다.
경향신문 여성 서사 아카이브 플랫은 최근 우사 렌드시순땃 태국 여성지위향상협회(APSW) 사무총장(63)을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그는 왜 홀로 아이를 양육하는 여성들의 문제가 구조적 성차별의 결과인지, 이런 문제가 왜 다음 세대에까지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태국의 여성차별은 극심한 도농 간 빈부격차 문제와 엮여서 학교에 다녀야 할 나이의 농촌 소녀들을 불안정하거나 위험한 일자리로 떠밀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태국의 농촌 인구 비중은 2020년 기준으로 49%지만 빈곤층 중에서는 79%가 농촌에 거주한다. 농촌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도시 가구의 68%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농촌의 가난한 10대 여성들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학교와 집을 떠나 도시의 불안정한 일자리로 유입된다. 빈곤과 차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발적으로 도시행을 택하는 소녀들도 있지만, 구조적으로 도시로 떠밀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들은 식당 종업원이나 마사지사 등 비공식적 일자리로 유입되고, 일부는 돈을 벌기 위해 성매매에 종사하기도 한다.
-농촌의 젊은 여성들이 도시로 이동하는 일이 흔한가요?
“많은 여학생들이 9학년(중학교 과정)을 마치기 전에 학교를 중퇴하고 대도시에 가서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도시로 간 소녀들은 숙소, 교통수단, 직장 등 어디에서든 성희롱·성폭력과 같은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중 일부는 마사지사나 웨이트리스를 모집하는 공고를 통해 성매매 산업에 빠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는 채로 시작했다가,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순응하는 경우도 있죠. 적은 소득으로 압박감을 느껴 그런 일을 선택하기도 하고요. 태국에는 다양한 형태와 수준의 성인 유흥업소가 있고, 관광객은 물론 태국 남성들도 이런 업소를 찾습니다. 태국 여성들은 나이와 무관하게 브로커에 의해 성매매에 동원되곤 합니다.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빈곤 등을 이유로 방콕과 파타야, 푸켓 등 주요 관광지의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기 위해 이주하거나 해외로 나가기도 합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미혼모이거나 고향에 있는 가족과 친척에게 송금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경우입니다.”
일부 소녀들은 조혼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특히 빈곤층 조혼 문제가 심각하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2022년 태국의 조혼율(18세 미만 결혼 비율)은 17%로 동남아시아 평균인 15%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지만, 소득 하위 20%의 조혼율은 28.5%에 이른다. 4명 중 1명 이상이 조혼을 하는 셈이다. 렌드시순땃 사무총장은 조혼 문제가 ‘여전히 교육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일부 공동체의 신념’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태국 사회에서 조혼이 흔한가요.
“태국 사회의 조혼 상황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첫번째는 아동이 결혼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여기는 공동체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미성년자 스스로가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양가 부모가 정해주는 결혼도 있습니다. 또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경우 딸을 결혼시키는 것이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고 신부 비용을 받는 기회로 여기기도 합니다. 일부 소녀들은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남성과 결혼하거나, 이미 가정을 이룬 적이 있는 남자에게 보내지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 놓인 소녀들 중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나요.
“생후 8개월 된 아픈 아기와 함께 병원에서 쉼터로 인계됐던 18살 소녀 깨우가 기억나요. 깨우는 10살 때까지 알콜중독인 어머니와 함께 살았고, 어머니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태국 중부지방에 거주하는 할머니 손에서 자라며 중학교까지는 졸업했습니다. 중학교 졸업 후 그 지방의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남편을 만났고, 동거 후 헤어졌어요. 그 후에는 이모와 이모의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함께 방콕으로 이주했는데, 방콕에서 임신 4개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깨우의 사례는 어린 나이에 혼자서 가족을 부양하고 아이를 기르는 젊은 여성들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도 전통적인 성역할 분담은 가정을 부양하는 여성들에게 돌봄과 가사노동까지 떠맡도록 하는 이중의 굴레로 작용한다. 실제로 세계경제포럼의 지난해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 여성이 하루에 집안일과 돌봄 등 무급 노동에 쓰는 시간은 약 2시간39분으로 남성(47분)의 3배가 넘는다. 혼외 출산이나 이혼 후 아이를 키우는 것도 대체로 여성이다. 태국 한부모가정 중 80%는 어머니만 있는 가정으로 알려져 있다. 이혼한 뒤 양육비를 받지 못한 채 홀로 아이를 키우는 경우도 많다. 반면 가정폭력을 겪으면서도 이혼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빈곤층 여성들이 조혼이나 조기 취업으로 내몰리거나 돌봄·부양이라는 이중 굴레를 모두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혼자 아이를 기르는 여성이 많다는 그 자체가 성차별적 구조의 결과물이라고 렌드시순땃 사무총장은 지적했다. 여성과 아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성차별과 빈곤이 대물림되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여성이 홀로 가족을 부양하는 것은 왜 심각한 문제인가요.
“여성이 혼자서 가족을 부양하는 일은 언뜻 보기엔 평범하게 느껴지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오랫동안 지속된 구조적 폭력의 한 형태입니다. 어려운 경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더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특히 아버지가 책임을 지지 않는 가정에서는 상황이 더욱 어렵습니다. 한부모 가정의 여성이 홀로 생계를 책임지는 사이, 많은 아이들이 친척에게 맡겨지거나 보육 시설에 보내집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여자 아이들은 성적 학대에 더 많이 노출됩니다. 저소득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교육을 마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청소년들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업을 중단하고 일을 시작하거나, 연애를 하거나, 가정을 꾸립니다. 결과적으로 이 문제가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합니다.”
-태국에서는 남성이 가정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가 흔한가요?
“네. 남성은 여성보다 가족을 부양할 책임에 대한 압박을 덜 받고 더 많은 자유를 누립니다. 물론 남성도 가장이 되어야 한다는 기대를 받지만, 책임을 지지 않는 남성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폭력이나 착취가 발생하는 배경은 무엇일까요?
“여전히 가부장적 신념이 뿌리깊기 때문입니다. 많은 여성들이 이혼하거나 미혼모가 되는 이유는 가정폭력을 포함한 친밀한 관계 내 폭력 때문입니다. 10대들도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을 겪습니다. 이런 폭력은 여성이 남편에게 복종해야 하며 남성이 집안의 가장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됩니다. 관광 경기침체로 인한 경제적 압박, 약물 남용, 알콜 중독도 폭력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여성이 임신했을 때 남편이 책임을 회피하는 이유도 폭력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학대받는 관계를 견디는 사람들도 있지요. 만약 여성들이 교육을 충분히 받았거나 자립할 수 있는 안정적 직업을 가진다면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질 겁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정부가 자녀를 양육하는 여성들을 지원해야 합니다. 현재 정부는 저소득층 0~6세 아동에게 월 600바트(약 2만8000원·태국의 일 최저임금은 지역별 편차가 있지만 400바트 수준이다)의 아동수당을 지급하지만 충분하지 않습니다. 소득과 관계없이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생활비 수준을 고려해 수당 액수도 올려야 합니다. 아버지가 자녀 양육에 시간적·금전적으로 책임을 지게 만드는 법도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아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거나 양육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행위를 가정폭력법에 따른 범죄로 인정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공무원들이 개입할 수 있고, 여성들이 양육비 청구 소송을 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교육 시스템과 사회 전반에 걸쳐 성평등을 실질적으로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입법도 필요합니다.”
▼ 이아름 기자 areumlee@khan.kr
2009년 5선의 미국 공화당 원로 상원의원 알렌 스펙터는 민주당으로 전격 이적해 충격을 줬다. 그러나 이미 이 사건을 예상한 학자들이 있었다. 니컬러스 크리스태키스와 제임스 파울러였다. 이들은 개별 상원의원을 점으로 놓고, 법안을 함께 발의한 의원끼리는 선으로 연결했다. 이렇게 네트워크 지도를 그리면 보통 같은 당 의원들끼리 가깝게 위치한다. 그러나 스펙터 의원은 2007~2008년 공화당 소속일 때도 민주당 쪽에 가깝게 나타났다. 당적을 잘못 적었나 싶을 정도였다. 두 사람은 저서 <행복은 전염된다>에서 “네트워크는 그가 곧 당적을 바꿀 가능성을 알려주고 있었다”고 적었다.
법안 발의는 국회의원의 주요한 임무다. 발의에는 의원 10인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공동발의 명단 데이터로 의원들의 성향과 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은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팀과 함께 1987년 민주화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국회에 올라온 모두 9만6000여개 법안(폐기 제외)을 대상으로 공동발의 연결망을 분석했다.
전체적으로는 민주당 계열과 국민의힘 계열로 대표되는 거대 양당 의원들이 타 정당 의원과 함께 발의한 법안 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점이 눈에 띄었다. 서로 끼리끼리 더 뭉치는 이른바 ‘정치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평가가 데이터로도 확인된 셈이다. 10명 이하 소수 정당 의원의 발의는 기본적으로 공동발의일 수밖에 없어서 거대 양당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공동발의 비율은 1987년부터 2010년까지는 50%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이후부터는 급격히 감소 추세를 보였다. 1995년 86.4%까지 치솟았던 민주당 계열 정당의 공동발의 비율은 지난해 7.5%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도 1992년 62.7%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지난해는 4.3%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전체 기간 동안 평균 공동발의 비율은 민주당 계열 정당이 41.5%,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34.5%였다. 1990년대에는 민주당 계열이 평균 61.5%, 국민의힘 계열이 46.4%였다. 2000년대에도 민주당 계열이 평균 51.1%, 국민의힘 계열이 평균 44.4%로 비율은 비슷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 평균 비율이 각각 28.3%, 23.1%로 반토막이 난다. 2020년대에는 각각 평균 12.7%, 10.5%로 더 내려간다.
거대 양당 의원들로만 한정해 서로 간의 공동발의를 살펴보면 그 비율은 더 낮아졌다. 1991년 민주당 계열 정당은 국민의힘 계열 정당 의원들과 공동발의한 비율이 79.6%에 달하기도 했지만 2021년에는 3.5%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은 2004년 양당 공동발의 비율이 53.3%로 최고를 기록했다가 2024년에는 4%로 추락했다.
반대로 양당 내부 의원들끼리 공동발의한 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1990년대, 2000년대에는 등락은 있었지만 평균 50% 안팎을 보였다. 그러던 것이 2010년대 들어 상승하기 시작했고 민주당 계열 정당은 2020년 95.6%, 국민의힘 계열 정당은 2024년 95.7%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런 현상을 단순히 ‘정치 양극화’라고 비판할 수 있지만, 정당이 고유한 입장을 갖고 정책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것을 나쁘게만은 볼 수 없다. 문제는 양극화가 원인이 아니라 결과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우선 입법 환경의 변화를 간과할 수 없다. 법안 발의 건수로 의정 활동 평가를 하는 분위기가 정착되면서 건수 자체가 폭증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3대 국회에서 938건이던 발의 건수는 21대 들어서는 2만5858건으로 크게 늘었다. 그중 91.5%가 의원발의다.
법안이 1만건을 넘어 폭증한 18대 국회(2008~2012) 시기는 공동발의가 줄어들기 시작한 시기와도 겹친다. 박상훈 정치학자는 “16대 국회를 즈음해서 국회의원을 사회 갈등의 조정자라기보다 법안 생산자라는 생산주의적 관점으로 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면서 “법안을 빨리 많이 내야 하니까 의원 연구모임 같은 그룹에 함께하는 의원들끼리 쉽게 도장을 찍어주는 법안 짬짜미 문화도 생겨났는데, 막상 들어가서는 반대토론을 하거나 심지어 본회의에서 반대 표결까지 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했다.
나아가 공동발의 감소는 정치와 사회의 괴리 현상을 보여주는 징후일 수도 있다. 박상훈 정치학자는 “공청회 등 토론이나 숙고를 거치는 과정은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법무법인을 낀 이익집단 등에 휘둘리는 현상도 더해지면서 입법이 일부 정치엘리트들만의 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지도를 그려보면 양극화 현상은 한눈에 보인다. 14대(1992~1996), 18대(2008~2012), 22대(2024~2025) 국회의 의원들을 점으로 두고 공동발의한 의원들끼리는 선을 연결했다. 선에는 대표발의자를 향하도록 화살표를 표시했다. 연결 횟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점은 조금 더 크게 그렸다. 많이 연결된 점들끼리는 서로 더 잡아당겨서 가까운 곳에 위치하도록 했다. 그 결과 14대, 18대까지는 당이 달라도 일부 뒤섞여 있거나 가까웠던 점들이 22대에 와서는 뚜렷이 양쪽으로 갈렸다.
22대 국회에서 구체적 법안을 보면 자살예방기금 설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자살예방법 개정안처럼 여야의 폭넓은 공감대 속에 발의된 법안도 있었다. 이 법안에는 국민의힘 36명, 민주당 76명이 참여했다. 반면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엔 적용을 유예하자는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은 국민의힘 의원 108명(당시 국민의힘 소속 김상욱 의원 포함)만으로 발의됐다. 재난과 참사에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명시한 생명안전기본법안은 민주당 의원 60명과 국민의힘 의원 1명(김예지 의원)만으로 발의됐다.
밀접하게 연결된 점을 커뮤니티(집단)로 분류해보니 22대 국회의원은 모두 3개의 커뮤니티로 나뉘었다. 가장 큰 커뮤니티는 모두 172명의 의원으로 이뤄져 있었는데 97.7%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었다. 나머지 2.3%에 해당하는 강선우 의원 등 무소속 4명도 과거 민주당 소속이었다. 거의 정확하게 정당으로 나뉘어 정당 내부에조차 다른 커뮤니티가 존재하지 않았던 셈이다.
다른 커뮤니티도 사정은 비슷했다. 두 번째 커뮤니티는 113명으로 거의 전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95.6%)로 구성됐다. 나머지 4.4%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제외하면 타 정당 소속으로는 민주당으로 이적한 김상욱 의원과 개혁신당 의원 3명이 전부였다. 한규섭 교수팀은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거리두기를 원하지만 실질적인 정책 입장에서는 국민의힘과 조금 더 가까웠다”고 분석했다.
조국혁신당은 개혁신당과는 달리 독자적인 세 번째 커뮤니티를 이뤘다. 이 커뮤니티는 20명으로 65%가 혁신당 소속 의원들이었고, 20%는 진보당 의원 4명이었다. 이외에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소속 의원 등도 있었다. 한 교수팀은 “혁신당이 다른 소수 진보 정당들과 연합해 민주당과 다른 독립적인 발의 네트워크를 형성했다”고 해석했다.
공동발의 네트워크 지도에서 비교적 가운데 위치한 의원들은 타 정당 의원들과 공동발의가 많았던 이들이라고 볼 수 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등 소수 정당 의원들이 눈에 띄지만 발의 과정에서 타 정당 의원과의 협력이 필수적이기에 나온 결과다. 따라서 주목할 수밖에 없는 건 거대 양당 소속 의원들 간 연결이다.
민주당에서는 김상욱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들과 105차례 연결돼 가장 많았다. 김 의원은 2025년 5월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영향이 크다. 다음으로는 송기헌 의원이 64건으로 뒤를 이었다. 본인 대표발의에 8명의 국민의힘 의원이 참여했고, 송 의원 역시 국민의힘 의원 56명의 대표발의에 참여했다. 송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구가 강원도(원주시을)인데 지역 현안과 관련한 법안을 추진하다보면 이 지역에 다수인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협력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권영진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과 91차례 연결돼 가장 많았다. 권 의원의 대표발의에 참여한 적이 있는 민주당 의원은 5명이었고, 권 의원은 역시 민주당 의원 86명의 대표발의에 참여했다. 김예지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과 전체 연결 수는 62건으로 국민의힘 의원 중 5위를 기록했으나, 본인 대표발의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이 15명으로 앞선 의원들보다 수가 많아 눈에 띄었다.
공동발의 네트워크상에서 각각의 점(의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평가하는 지표는 여러 가지가 있다. 단순하게 얼마나 많은 의원과 연결되었는지를 살펴보는 ‘연결 중심성 지표’에서는 서미화 민주당 의원이 330번으로 가장 많았다. 서 의원이 대표발의했을 때 참여한 적 있는 의원이 146명, 반대로 서 의원이 참여한 법안을 대표발의한 의원 수는 184명이었다. 다음으로는 복기왕 민주당 의원(322번), 강준현 민주당 의원(309건) 순이었다.
앞서 미국 상원의원을 분석했던 파울러의 방법론에 따라서도 연결 지표를 산출해봤다. 이 지표는 연결 수를 따지는 건 같지만, 연결된 법안에 발의자 수가 적을수록 가중치를 둬서 더 강한 관계를 갖는다고 본다. 가장 영향력이 높았던 인물은 이수진 민주당 의원이었고 다음으로는 윤준병·송옥주 민주당 의원 순이었다. 20위 중 18명이 민주당이었고 국민의힘은 김예지, 김선교 의원 둘뿐이었다.
‘매개 중심성 지표’는 집단 간 연결고리 역할을 얼마나 하는가를 기준으로 중요도를 판단한다. 이 지표로 보면 1위는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 2위는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3위는 서미화 민주당 의원이었다. ‘고유벡터 중심성 지표’는 단순 연결 횟수가 아니라 네트워크상 중요한 인물, 즉 연결 수가 많은 의원과 얼마나 많이 연결되었는가를 기준으로 중요도를 분석한다. 이 지표로는 1위가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었고 다음으로는 박지원·박홍배 민주당 의원 순이었다.
‘페이지랭크’는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고안한, 검색엔진의 기반이 되는 알고리즘이다. 네트워크상 한 점이 중요하게 계산될 경우, 연결된 다른 점들도 함께 중요도가 상승하는 문제를 막기 위해 각 점의 영향력을 다른 점으로 전파할 때 전체 연결 횟수로 나누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 지표에 따라 계산하면 1위는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었고 다음으로는 박홍배·이기헌 민주당 의원 순이었다.
기업과 대학 간 보상 격차가 갈수록 커지면서 인공지능(AI) 연구자들이 학계 대신 빅테크 기업에서 일하는 비중이 지난 20년 새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으로 간 연구자는 논문 발표보다 특허 출원에 집중하면서 AI 연구가 ‘공유’보다 ‘기업 독점’으로 쏠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푸크 악지기트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 에민 딘러소즈 미 인구조사국 이코노미스트 등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전미경제연구소(NBER)를 통해 ‘왜 대학은 AI 인재를 붙잡는 데 어려움을 겪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AI 연구자 4만2000명의 고용·소득·연구 데이터 약 20년치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01년 AI 연구자 48%가 산업계에서 일했는데 2019년에는 이 비중이 68%로 20%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2001년만 해도 학계가 아닌 기업에서 일하는 AI 연구자가 10명 중 5명에 그쳤으나 2019년에는 10명 중 7명으로 늘었다는 뜻이다.
학계보다 기업을 더 많이 택하는 배경은 기업과 대학 간 보상 격차에 있다. 기업에서 일하는 상위 1% AI 연구자의 연봉(2015년 달러 기준)은 2001년 59만5000달러에서 2021년 194만달러로 3배 이상 늘었다.
반면 학계에 있는 상위 1% AI 연구자 연봉은 같은 기간 30만1000달러에서 39만2000달러로 30% 오르는 데 그쳤다. 상위 1% AI 연구자가 빅테크 기업에 가면 대학에 남을 때보다 연간 150만달러(17억원·2015년 연평균 환율 1131.52원 기준) 이상을 더 번 셈이다.
기업에 있는 AI 연구자가 스톡옵션을 받을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AI 연구를 위한 막대한 인프라 투자 비용을 대학이 감당하기 힘들어진 것도 젊은 AI 인재가 산업계로 유출되는 요인으로 꼽혔다.
연구진은 AI 인재가 기업으로 옮겨가면서 지식 공유 대신 상업화 흐름이 두드러졌다고 짚었다. 기업으로 간 AI 연구자들은 연간 논문 수가 학계 연구자에 비해 65% 적었고, 논문을 발표할 가능성도 30%포인트 더 낮았다. 이에 반해 연간 특허 수는 530% 증가했고, 특허를 낼 확률도 6%포인트 상승했다.
연구진은 “대학은 전통적으로 개방형 지식 플랫폼이었으며 논문 발표, 인력 양성을 통해 널리 퍼지는 과학적 성과를 만들어왔다”며 “(학계에서 산업계로의 인재 이동은) 지식 파급 구조가 ‘개방형 과학’에서 ‘기업 소유형 혁신’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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